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화폐 쪽을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해당 자산의 기원이 금융이 아닌 IT이다 보니,
비트코인류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 요소가 모두 금융적인 게 아니라,
컴퓨터 사이언스적에서도 꽤 크다는 점이다.
가령,
중국 위안화 리스크 요소는 대부분 정치, 사회를 포함한 금융적인 요소로 분석을 할 수 있으나,
비트코인 이런 부분보다는 컴퓨터 사이언스적인 부분에 가치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사실,
구글에서 비트코인이라고 치면 워낙 자료가 풍부하여,
관심 있으면,
1주일 정도 정독하면 이 바닥이 돌아가는 것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순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 암호화화폐들,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초기 기업공개 비슷한 ICO(Initial Coin Offering),
주식 대신 토크이나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고,
또한,
공모를 법정 통화가 아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지불할 수 있다.
이런 걸 모두 안다고 암호화화폐 세계를 아는 것일까.
이 암호화화폐의 가치가 단지 이런 금융적인 수요/공급만 의지하지 않는 게 어려운 점이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만 봐도,
소프트웨어 공학적인 관점 업그레이드 같은 발전단계가 있는데,
초기 버전이 ‘프런티어’이고,
지금 버전이 ‘홈스테드’이다.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 버전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올해 이더리움의 큰 화두가 성공적으로 다음 버전인 ‘메트로폴리스’로 가느냐다.
비기술인인 나는 그냥 업그레이드 하면 되는거 아냐? 정도 문제인데,
전문가 포럼에 가보면 이게 또 마냥 쉬운 것이 아닌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되냐, 안되냐가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실재 기술 진영 쪽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업그레이드 실패시,
마이너들이 단기 차익실현을 위해 대량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도 한다.
이 업그레이드에,
가상화화폐 마이닝과 관계있는 Proof-of-work와 Proof-of-stake 이슈가 있기 때문이란다.
사실 이런 기술적인 것이 아직 뭔지 다 모르겠다.
그러니 이것을 금융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건 더 어렵다.
어쨌든,
차분히 알아보는 입장이다.
새로운 지식을 얻는 나의 방법은,
첫째, 수직적으로는 발전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고,
둘째, 수평적으로 현재 있는 개념들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우선,
비트코인의 역사부터라도 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10월 31일,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필명을 사용한 익명의 누군가는 암호학을 연구

하는 사람들 간 정보교류를 위한 메일링 리스트에 ‘나 겁나 멋진 거 하나 발견했어’ 뉘앙스의 메일과 함께,
9페이지짜리 pdf를 링크한다.
“비트코인 : 개인 간(P2P) 전자 화폐 시스템”

이중 지불 문제를 개인 간 네트워크로 방지할 수 있어!
은행 같은 제삼자도 필요 없고,
게다가 익명이라도 가능함!
분산 전자 화폐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내놓는다.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소스포지라는 사이트에 공개하고,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실행하고,
역사적인 첫 기원 블록(Genesis block)을 만들어 50 비트코인을 채굴한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면,
2009년 1월 3일 최초의 블록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지루한 숫자일 뿐이지만.

곧이어,
최초의 송금이 이루어지는데,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열렬한 초기 지지자인 PGP 코퍼레이션 개발자인 할 피니에게 10 비트코인을 송금한다.

비트코인은 조용히 돌아가고 있었다.
특정 소수 전문 코더들 사이에서는 블록체인은 혁명적인 주제였지만 아직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 주제에 대해 여기저기 활발하게 논의는 되었으나,
2009년 말까지 정식 비트코인 협의체, 포럼은 설립되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포럼이 없었기에 코더들은 자유로이 다른 코더들과 오픈 소스 공유 사이트인 깃허브에서 비트코인 관련 코드를 개선해 나갔다.
특히,
암호전문가 모임과 개인 정보에 대해 민감한 사이퍼펑크(사이버 펑크 말고, 암호를 의미하는 Cyropto의 Cy로 시작하는)는 비트코인 기술의 천재성과 그 잠재성을 알아보았다.
이 그룹 멤버들은 향후 비트

코인 발전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어나간다.
2009년에 끝날 때까지,
비트코인은 아직 시장이 없었기에 정식 거래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초기 비트코인 생태계라 하면 보잘것없었다.
거래소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비트코인 거래 전문가라는 사람도 없었다.
비트코인을 저장하는 월렛 서비스도,
지급 결재자도,
비트코인 사용을 쉽게 하기 위한 사용자 시스템도 없었다.
생태계에는,
단지 꾸준히 블록체인에 쌓여이는 비트코인 거래 기록들,
온라인 비트코인 개발 관련 포럼 멤버들 간의 의견 교환과 시험성 거래,
공개된 비트코인 오픈 소스 코드 정도였다.
그래서 한정된 사람들끼리 전산적인 코드로 거래를 시작했었다.
그리고 2010년 5월에 첫 거래가 이루어진다.
플로리다에 사는 laszlo라는 아이디를 가진 프로그래머가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10,000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 줄 사람~!

그리고 거래는 이루어진다.
파파존스에서.
10,000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
한 판당 5,000 비트코인이다.

참고로,
현재 1비트코인당 3백만 원이다.
그는 한 개에 150억짜리 피자를 먹었던 것이다.
지금도 첫 비트코인 거래일인 5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 데이’라고 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이때 즈음 비트코인 마켓 지원 시스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10년 2월,
드디어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가 생겼고 제대로 형태를 갖춘 비트코인 트레이딩이 가능해졌다.
어설픈 모양이지만,
비트코인마켓닷컴이다.

비트코인에 관한 칼럼도 처음으로 슬래쉬닷에 올라왔다.
2010년 7월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그 유명한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콕스가 설립되었다.
지금은 해킹으로 파산한 마운트콕스로 당시 비트코인 거래를 휩쓸었다.
2010년 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1코인당 0.3달러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350원도 안되는 돈이다.
불과 7년 만이 지난 현재 3백만 원이 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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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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