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 전자화폐 열풍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아일랜드의 한 대학 강연에서
“다음 세대 아이들은 돈이 뭔지 모르게 될 것”이라며 현금 종말론을 펼쳤습니다.
핀테크(금융+기술)의 발달로 현금을 이용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 것입니다 .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습니다.
‘정말 그런 시대가 올까.’하고 말입니다.
그 후 2년 가량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와 전자 지갑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실제 동전이나 지폐 같은 전통 화폐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지폐 축소를 서두르면서
‘캐시리스 사회(cashless society)’가 앞당겨지는 모습입니다 .
전자 화페를 화폐로 봐야하나
가상공간에서 채굴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자체적인 내재가치가 없습니다.
블록체인에 기반해 생성되기 때문에 전자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은 물론 구매력을 보증해주는 주체도 없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는 현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제한된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높은 가격 변동성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현재 화폐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어떤 물건이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가격이 안정적이어야만 하는데, 가치가 불안정하면 사람들이 교환에서 잘 받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
전자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폭등한 것은 지난달 일본 정부가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전자화폐를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면서입니다.
일본 저비용항공사(LCC)인 피치항공이 비트코인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전자화폐를 지급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 폭등을 이끌었던 것입니다.
가상화폐시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가총액이 80조원을 웃도는 시장이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취급을 못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에 국내의 한 거래소가 해킹 당해 55억여원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한 데 이어 개인투자자의 비트코인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
하지만 이로 인해 투자자가 손해를 봐도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법규가 없으며, 개인이 구제받을 길이 미비하므로 투자자분들께서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렇게 비트코인의 익명성보장등을 악용해 범죄로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세계를 뒤흔든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공격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요구하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죠.
비트코인은 익명성이란 특성으로 인해 거래 추적이 어려워 ‘지하경제용 화폐’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추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범죄는 거래 기록이 모두 공개되는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만큼 추적이 어렵지 않고,
비트코인 주소 자체는 익명이지만 실제로 돈이 입출금되는 환전계좌는 실명이기 때문에 완벽한 익명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 관점에서는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문합니다.
투기성 자금이 많이 드나들고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가치가 연결돼 있어 하루에도 수십만원씩 가격이 등락해 단기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는 무엇보다 기술 기반이기 때문에 그 기술의 가치에 대해 확신이 들었을 때 장기적으로 투자하길 바라며,
비트코인이 해킹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자화폐의 일부 문제를 보완하면 물리적 공간의 제약없이 자금이체를 할 수 있고
거래수수료가 낮으며 다양한 방식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급거래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갑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이를 대체하던 신용카드마저 모바일로 옮겨가는 요즘, 다양한 가상화폐의 진화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