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도 비트코인 법정화폐로… 괜찮을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대통령은 기존 세파프랑과 함께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법안에 서명을 했는데요.
중아공 대통령실은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신기술 채택에서
한발 뒤처지는 경우가 잦다는 말을 듣지만, 이번엔 우리나라가 정말 한 걸음에 앞서 나갔다”라고 언급했어요.
중아공은 이번 결정이 굉장히 진취적이고 선견지명이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죠. 중아공의 인구는 약 500만인데 이중
약 11%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채택을 한다고 해도 사용률이 높진 않을 듯한데요.
엘살바도르는 어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국가는 중아공이 처음은 아닙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바 있죠.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결정이었는데요.
반년이 지난 지금 엘살바도르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보고서
‘암호화폐는 화폐인가?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 비트코인’에 따르면, 정부의 강력한 유인책에도 교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소는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엘살바도르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했는데요.
현지인들은 대부분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68%가 치보(Chivo) 월렛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다운로드한 경우는 40%에 불과했어요.
치보는 엘살바도르가 만든 비트코인 지갑 앱입니다.
또한 치보 월렛을 다운로드한 응답자 중 75%는 가입할 때 받는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없었다면,
다운로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어요. 또한 이들은 가입할 때 받은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나서는 앱을 사용하지 않았죠.
엘살바도르의 중앙은행에 따르면, 2월 기준 전체 송금의 1.6%만이 치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치보가 생긴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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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쓰지 않는 법정화폐, 비트코인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사용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요?
연구소는 국민들이 비트코인과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금융 안정성, 소비자 보호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이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데,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건데요.
또한 비트코인 관련 트윗을 자주 게재했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이제 조직 폭력단 관련 내용만 업로드하고 있는 것도 연구소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의 관심이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 도시를 짓는다는 실험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서죠.
중아공의 경우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보다 자리 잡기 힘든 환경이라는 게 해외 매체들의 의견입니다.
AFP는 “중아공은 광산업에 매우 의존적인 데다 가장 빈곤하고 문제가 많은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죠.
거기다 국민의 11%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접근할 수 있는 국민을 나누면 4%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제3의 비트코인 법정 통화국 또 나온다
IMF는 중아공의 이번 결정에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재정 안정성, 재정 건전성, 소비자 보호 등에 있어 비트코인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밝혔죠.
가격 변동성 탓에 위험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겠다는 국가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뉴스에 따르면, 브라질과 통가 등이 법정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아우레오 리베이로 브라질 연방 하원 의원은 “브라질인들이 조만간 비트코인으로 집과 자동차를 사고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살 수 있게 될 것.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 우리나라의 화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미 하원 소위원회에서 가상화폐 규제 및 비트코인 거래 허용을 담은 법안이 승인된 상태고,
본의회를 통과한다면 법정화폐 등록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셈입니다.
통가 역시 자국 화폐 파앙가와 비트코인을 함께 사용할 계획입니다.
내년 5월을 기점으로 정식 도입할 예정이라고 의원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어요.
로드 푸지투아 의원은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개발도상국 목록에 통가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